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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정보 | [미래톡톡] “공부하려는 의지 생긴 아들에 격려의 박수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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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19-07-25 15:55 조회1,91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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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기간 밤새는 아들, 속 터지는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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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 상담: 중3 아들을 둔 아빠입니다. 아이가 시험기간에는 나름대로 공부하겠다며 밤을 새우는데 정말 공부를 얼마나 하는지 알 수가 없네요. 몇 년을 공부와 담을 쌓고 있다가 중3이 되면서는 학원가겠다고 해서 수학 학원만 다니는데 워낙 바닥이어서 그런지 첫 번째 시험 성적은 좀 올랐습니다. 문제는 아이엄마가 너무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겁니다. 밤을 새우고 아침에 잘 일어나지도 못하는데 학교든 학원이든 가서 공부가 제대로 되겠냐며 왜 저렇게 바보같이 공부하는지 속상해 죽겠답니다. 저 역시 아내의 마음이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니지만 성적이 오른다면 본인이 하고 싶은 대로 놔둬야 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워낙 말이 없는 성격의 아들이라 왜 새벽에 공부를 하는지 물어도 대답도 없습니다. 여동생이 활달한 성격이라 자기 전까지는 소란스럽기도 하고 TV를 많이 보는(안방에 있긴 하지만) 부모 때문에 집중이 안 되겠죠. 그래서 다른 가족들이 다 잠든 새벽에 공부하나보다 저 혼자 짐작은 하는데 아내는 이해가 안 되나 봅니다. 가끔은 자느라 1시간이나 늦게 학원을 갔다니 엄마가 화낼 만도 하지요. 아내 마음을 생각하니 속상하네요.


▶톡톡 상담: 영철이 아버님. 보내주신 고민내용을 봤을 때 제 맘속에 맨 처음 떠오른 생각은 ‘다행이다’였습니다. 그간 제가 받았던 고민 편지 중에 몇 안 되는, 제 부담을 덜어주신 사연이었습니다. 내용인즉 이렇습니다. 교육자 입장을 떠나서라도, 부모 입장이라도 내 자녀가 새벽에 공부하겠다는 것만으로도 그저 고맙다는 생각이 스며옵니다.

제게 메일을 보내거나 상담을 요청하는 내용은 대부분 이렇습니다. ‘아직 무얼 해야 할지 모르겠고, 인터넷 게임에 빠져있고, 집에 들어가는 게 끔찍하고, 친구들이 보낸 카톡에 무슨 내용이 있을지 몰라 휴대폰 보는 게 두렵고, 차라리 이 세상에서 없어지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싶고……’ 등등입니다.

그렇다고 아버님의 고민이, 고민이 아니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우선 뜬금없이 축하부터 드립니다. 내용만 보면 영철이의 그간 성적이 별로 좋지 않았나 봅니다. 그런데 어떤 계기인지 모르지만, 시험기간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하려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덕분에 성적이 이전보다 올랐습니다.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궁금합니다. 그 순간 영철이에게 어떤 눈빛을 보내셨는지요. 정말 장하다는 표정을 지으셨는지, 아니면 워낙 바닥이었으니 그 정도 올라가는 건 그저 당연하다는 눈빛을 보내주셨는지요.

조금 심하게 표현해서 제가 바라는 장면은 온 가족이 모여서 축하파티를 하듯 맛있게 외식을 하고, 아버님이‘정말 기분 좋다’는 표정으로 벌겋게 한잔 취하신 모습이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다음에 기회가 되면 그리 해주시기 바랍니다. 오버하는 것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일단 작은 변화에 부모가 진심으로 기뻐하는 모습은 청소년의 마음을 움직입니다.

며칠 전 지방 강연이 있었습니다. 늘 그렇듯, 강연을 마치고 질의응답 시간이 있습니다. 그때 한 어머님이 그러시더군요. 아들이 하도 사고를 많이 치고 다녀서, 그저 어디 나가지 않고 집에 있어만 줘도 좋을 것 같은데 어떻게 하면 되겠냐는 사연이었습니다. 만약 그 학생이 사고를 안치는 것도 모자라, 집에서 그것도 새벽에 일어나 공부를 하고 성적까지 올랐다면 그 집 부모님은 눈물을 흘리며 기뻐했을 겁니다. 그리고 그렇게 될 수 있는 방법을 제가 말씀드렸다면, 그 어머님은 저를 평생 은인으로 생각하셨을 겁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제게 그런 능력이 없습니다. 그런 능력이 없다는 표현을 자세하게 말씀드리면 이렇습니다.

“누군가의 의지를 변화시키는 것은 천운이 열 번쯤 따라야 가능합니다.”

이는 제가 그간 교육자로서 생활하며 느껴온 바입니다. 표면상 저의 어떤 지도를 통해 한 아이가 올바른 길로 들어선 것처럼 보여도, 결국 받아들이려는 의지는 본인의 몫입니다. 스스로 마음의 문을 열지 않는 이상 손쓸 도리가 없습니다. 일단 남들 다 자는 새벽에 무언가를 해야 할 만큼 절실하다면, 영철이의 공부에 대한 의지에는 큰 변화가 생긴 것이 분명합니다. 정말 궁금합니다. 영철에게 어떤 천운이 열 번쯤 다가왔는지 말이지요.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어머니께서는 ‘새벽에 공부해서 속상하다고, 미련하다’고 말씀하시기보다 일단 시작한 것에 초점을 맞춰주시기 바랍니다. 공부하고자 하는 의지의 변화가 생겼다는 것에 일단 기뻐해주시길 바랍니다. 그 기쁨의 표정이 영철이를 더욱 달음질 하게 만들 겁니다. 공부하는 방법에 대한 과정들은 본인스스로가 경험을 통해 조금씩 수정해 나갈 겁니다.

영철에게 필요한 것 두 가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첫 번째로 영철이의 공부하고자 하는 의지를 어떻게 계속 지속시킬 수 있을까 하는 겁니다. 그 사안에 더욱 초점을 맞추시길 바랍니다. 아이 입장에서는 내가 밤을 지새워가며 무언가를 했는데, 아침에 눈을 뜨고 마주한 엄마의 표정이 답답하다는 뉘앙스의 음성이 들려올 때, 의지력은 반감됩니다. 의지력이 반감되지 않도록 도움을 주셔야 합니다. 의지력은 마음에 해당하기 때문에 ‘너의 마음을 다잡아라’라고 말하는 정도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공교롭게도 의지력은 체력에 상당한 영향을 받습니다. 단적으로 지금 당장 감기몸살이 심한데, 책상에 앉아 책을 집중해서 읽을 의지를 발휘한다는 것은 무척 어렵습니다. 영양제를 포함해서 건강에 좋은 음식으로 든든하게 식사를 할 수 있게 해주십시오. 부족한 잠을 채워주기 위한 방안을 함께 마련해주십시오. 예를 들면 등·하교길, 혹은 학원가는 길에 짬 내서 잠을 잘 수 있도록 자동차로 데려다 주시는 것도 좋습니다. 또는 초저녁에 일찍 잠이 들 수 있도록 온 가족이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일단, 영철이가 찾아낸 시간에 가족이 함께 맞춰줄 수 있는 방안들을 구체적으로 찾아봐 주십시오. 그렇게 하는 이유는 단 한가지입니다. 공부 하겠다는 의지가 외부 환경에 의해서, 혹은 체력에 의해서 멈추지 않도록 하기 위해섭니다.

두 번째로 필요한 사항은 성과물 관리입니다. 여기서 성과물은 성적이 아닌, 실제 공부한 양입니다. 교과서를 5번 읽었는지, 문제를 50문제 풀었는지, 영어단어 30개를 암기했는지, 등등 하루 정한 기준량을 채우는지를 체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새벽에 공부하든, 밤늦게 공부하든, 시간은 문제되지 않습니다. 문제는 실제 공부한 양(量)입니다. 일주일 동안 공부할 양을 매일 공부해야하는 분량으로 쪼개고, 하루의 시작을 어떻게 해서든 그 쪼갠 분량의 일부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루 중 가장 의지력이 강한 순간에 정해진 분량을 하는 것이지요.

《The One Thing》이라는 책을 추천 드립니다. 중요한 3가지 요소를 말해줍니다. 목적의식, 우선순위, 성과물입니다. 영철이가 한 가지에 집중하는 시간으로 새벽을 선택했다면 존중해주십시오. 아직은 목적의식과 우선순위를 정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래도 한 가지는 확실합니다. 성과물은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부모님이 해주셔야 할 것은 의지력이 고갈되지 않게 잘 먹이시고, 틈나는 대로 재우시고, 성과물에 대한 피드백을 해주시는 겁니다. 공부하는 시간이 새벽이냐 저녁이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오늘 공부한 성과물들(영어단어암기, 수학문제 풀기, 교과서 5번 읽기 등)이 있는지만 확인하시면 됩니다.

요즘 청소년들은 밤새 인터넷 게임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때로는 문을 잠그고 불법 동영상을 보기도 하고요. 그런 것이 아니라 정말 공부중이라면, 새벽공부 아무런 문제되지 않습니다. 충분히 몰입하고 집중할 수 있게 도와주시고 매일 매일의 공부 분량을 함께 확인해 주십시오. 새벽에 공부해서 불안한 건 어머니의 마음이지, 영철이는 불안할 게 없습니다. 오히려 남들 자는 새벽에 공부한다는 것이 그간 못한 학습에 대한 불안감을 덜어줄 수도 있습니다.

영철이에게, 그저 성적이 아닌 더 큰 삶의 목적이 생기길 바랍니다. 일단 방향성은 없어도 뛰기 시작했음에 격려 받아 마땅합니다. 충분한 제자리 뛰기는 출발신호가 들릴 때 즉각적으로 반응하게 해줍니다. 영철이의 전력질주 전 워밍업을 아낌없이 지원해주시기 바랍니다.

 

[글쓴이] 김선호 유석초 교사(《초등사춘기, 엄마를 이기는 아이가 세상을 이긴다》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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